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확산 속에 개인정보 노출 우려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챗GPT에서 생성된 대화 내용 일부가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 외부에 노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픈AI가 관련 기능을 전격 삭제했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챗GPT의 공유 기능을 통해 생성된 URL이 구글 검색 결과에 노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채용 이력서 작성", "링크드인 프로필 관련 조언", "법률 상담 요청" 등 개인적인 대화 내용까지 검색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상태였다.
이 기능은 원래 사용자가 유용한 대화를 외부에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도입된 것으로, 공유 버튼을 눌러 생성된 링크는 로그인 없이도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그러나 이 링크들이 검색 엔진에 색인되면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용자 대부분은 자신의 대화가 검색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오픈AI, 수 시간 만에 실험 중단
챗GPT는 기본적으로 대화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공유' 버튼을 누르고 '링크 생성'을 한 뒤 생성된 URL을 외부에 퍼나가야만 타인이 볼 수 있다. 링크를 만들더라도 사용자 이름이나 맞춤 설정 공유 이후 작성된 추가 메시지는 비공개로 유지된다.
논란이 커지자 오픈AI는 해당 기능을 보도 수 시간 만에 제거하고 실험을 중단했다. 오픈AI 대변인은 “사용자 의도와 무관하게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해당 실험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글은 “우리는 단지 웹에 공개된 페이지를 색인할 뿐이며, 콘텐츠의 공개 여부는 콘텐츠 제작자의 설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과거 구글 드라이브에서도 동일한 사례가 있었던 점과 유사하다. 드라이브 문서를 ‘링크가 있는 사람에게 공개’로 설정할 경우, 해당 문서가 검색엔진에 노출될 수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설정 하나로 비공개가 공개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플랫폼의 기본값과 사용자 인지 수준 간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