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KB국민은행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또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은행은 지난 22일 6억 유로(약 9,000억 원) 규모의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이 보유한 우량 담보자산을 기초로 발행되는 안정성이 높은 채권으로, 국제시장에서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주로 활용하는 조달 수단이다. 이번에 발행된 채권의 만기는 3.5년이며, 금리는 유로화 미드스왑(Mid-Swap·MS) 금리에 0.36%포인트를 더한 연 2.666%로 확정됐다.
채권은 싱가포르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된다. 특히 이번 발행은 ‘지속가능(Sustainability) 채권’으로 분류돼, 조달 자금은 KB국민은행의 ‘지속가능 금융 관리체계(Sustainable Financing Framework)’에 따라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사용된다.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화, 취약계층 주거 개선,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이 대표적인 투자 분야로 거론된다.
국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주문이 몰리며 모집액을 크게 웃도는 수요가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KB국민은행의 안정적인 자산 건전성과 ESG 경영 전략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6년 연속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성공하며, 아시아 금융기관 중에서도 독보적인 커버드본드 정기 발행자로 자리매김했다. 은행 측은 “지속 가능한 금융 조달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조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은 국내 은행권이 ESG 채권을 통해 국제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확대하는 추세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제 자본시장에서 한국 은행들이 ‘지속가능 금융’ 트렌드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