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면서 금융·핀테크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교환 비율 산정에 따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지분 교환 비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최대 3배가량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경우 송 회장은 두나무 지분 약 25%를 바탕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20% 안팎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를 수 있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는 네이버(지분 6975%)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약 5조~9조원, 두나무는 약 12조~15조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두나무의 가치는 최대 26조원까지 거론된다. 교환 비율이 1:3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송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도가 가능하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 마련...글로벌 경쟁력 강화
업계에서는 두 기업 결합을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소+간편결제 플랫폼’ 이상의 의미로 본다. 테더·서클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세계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손잡으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마련해 글로벌 경쟁사 페이팔·스트라이프·코인베이스 등과 맞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적 면에서도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 1조7300억원, 영업이익 1조1900억원을 기록해 네이버파이낸셜(매출 1조6500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성장성이 교환 비율 산정에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네이버파이낸셜은 다음달 이사회에서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이번 결합이 향후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공개(IPO) 속도를 앞당기고, 네이버의 금융·디지털 자산 사업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