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향후 5년간 총 8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는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 금융 7조원으로 나뉘며, 부동산 중심의 기존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 전략산업과 혁신 기업을 지원하는 체질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그간 제기돼온 ‘이자 장사’ ‘부동산 편중’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했다. 현장에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주요 자회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하며 그룹 차원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국민성장펀드 출자와 첨단산업 융자 확대다. 우리금융은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가운데 민간 몫 75조원 중 10조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이는 전체 민간분담금의 13% 수준으로, 시중 금융그룹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 그룹 공동투자펀드(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 펀드(5조원) 등 자체 투자만 7조원을 책정했다.
융자 부문에서도 첨단전략산업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18조원), 지방 우수 기술기업(16조원), 혁신 벤처기업(11조원), 국가 주력 수출기업(7조원), 소상공인·우량 중소기업(3조원) 등 총 56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지난 5년간 우리금융이 집행한 투자 실적의 두 배에 달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기업대출 성장률을 기존 4%에서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포용 금융 확대도 중요한 축이다. 우리금융은 서민·소상공인 지원에 7조원을 배정해 보증대출 480억원, 배드뱅크 지원 1000억원 등 정부 연계사업에도 참여한다. 특히 저신용 차주 지원책이 눈에 띈다. 외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차주에게 0.3%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제공하고, 은행 자체 CSS 기준 4∼7등급 차주에게는 0.4%포인트, 8등급 차주에게는 1.5%포인트 인하 혜택을 새로 도입한다.
성과 평가 제도에도 변화를 준다. 앞으로 자회사 경영평가 시 생산적·포용 금융 부문 배점을 최대 30% 반영해, 프로젝트 실행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숫자 나열식 금융지원이 아니다”라며 “우리금융이 먼저 체질을 바꾸고, 금융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는 선구적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기조와 궤를 같이하면서도, 우리금융이 ‘부동산 금융 중심’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고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을 재정비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