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서울을 중심으로 교촌치킨 가맹점들이 배달앱 전용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면서 치킨 업계 전반에 ‘이중가격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주문할 때보다 배달앱에서 주문할 때 더 비싸게 받는 방식이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교촌치킨 매장의 90% 이상이 지난 19일부터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에서 허니콤보, 레드콤보, 간장콤보, 반반콤보 등 인기 메뉴 가격을 2000원 올려 판매 중이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는 기존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랐다. 다만 매장 주문이나 교촌 자사 앱에서는 가격 변동이 없다.
가맹점주들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이중가격제 도입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교촌치킨 본사 교촌에프앤비는 가맹본사가 가격을 강제할 수 없는 구조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치킨 업계는 그동안 배달 의존도가 70~80%에 달해 이중가격제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소비자 반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자담치킨이 업계 최초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데 이어, 6월 bhc치킨도 가맹점이 배달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상당수 매장이 가격을 2000원가량 올렸다.
이중가격제 ,치킨 업계에도 본격 확산
이처럼 치킨 업계 전반에 이중가격제가 확산되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매장에서의 가격은 그대로지만,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체감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커피 업계에서 먼저 자리 잡은 이중가격제가 이제 치킨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배달앱 의존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소비자 반발과 점주들의 경영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교촌치킨은 순살치킨 메뉴의 원료와 중량을 조정했다. 기존에 닭다리살만 사용하던 제품에 닭가슴살을 섞고, 중량도 700g에서 500g으로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