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에스티팜이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 주도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mRNA 백신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제조·기술 파트너로 선정됐다. 동아시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고령층 사망 위험이 높은 치명적 감염병을 대상으로 한 백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최초 SFTS 백신 탄생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에스티팜은 CEPI의 지원 아래 진행되는 이번 연구가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9일 밝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IVI), 서울대학교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인공지능(AI)과 구조기반 설계를 활용한 항원 후보 도출부터 면역원성·안전성 검증까지 단계별 연구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질병관리청과 서울대학교는 항원 설계를 맡고, 에스티팜은 자체 보유한 mRNA 5’ Cap 기술 SmartCap®, LNP 전달기술 STLNP®, 글로벌 수준의 GMP 제조 역량을 활용해 백신 원료의 설계와 생산을 전담한다. 에스티팜의 기술 플랫폼이 실제 감염병 대응 백신 개발에 적용되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SFTS는 참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고열과 혈소판 감소, 신부전 등 중증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고령층의 사망률이 높다. 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상용화된 백신이 없었고, 지역적 질병이라는 이유로 글로벌 제약사들도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mRNA 백신은 항원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고 강력한 T세포 면역을 유도할 수 있어 SFTS 대응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 플랫폼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SFTS와 같은 난치성 감염병 백신 개발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성무제 에스티팜 대표는 “SmartCap®, STLNP® 기술과 CDMO 역량을 바탕으로 SFTS mRNA 백신 개발에 참여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백신 후보물질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개발과 생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페뉴바이러스(Phenuivirus) 계열에 대한 ‘프로토타입 백신’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 CEPI는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신종 감염병 발생 시 100일 내 백신 개발(100 Days Mission) 실현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