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한화오션이 지난 11일 사내 협력사 근로자들에게도 자사 직원과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하청 간 보상 격차를 해소하고 경영 성과를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로, 조선업계 전반의 상생 구조 확산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사 직원들에게는 기본급의 150%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됐으나, 협력사 근로자들에게는 절반 수준인 약 75%가 적용돼 왔다. 이번 결정으로 협력사 근로자 약 1만5천 명이 직원들과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회사의 경영 성과를 직영 근로자와 협력사 근로자가 함께 공유하는 구조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조선소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원·하청 근로자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성과 보상을 받게 되면서, 공정 안정성과 작업 몰입도 개선, 생산성 향상 효과도 기대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성과를 원하청이 차별 없이 함께 나누게 됐다”며 “조선업계에 새로운 상생 모델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조선업계에서는 협력사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성과급이 직영 근로자보다 낮아 내국인 숙련공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성과급 구조상 장기 근속자일수록 보상 차이가 커지면서 숙련 인력의 이탈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화오션은 이번 성과급 상향 조치를 통해 협력사 내국인 근로자의 고용 확대와 숙련 인력 유지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한화오션을 포함한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30% 수준으로, 인원은 1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처우 문제로 인해 내국인 숙련 근로자들이 업계를 떠나고 외국인 근로자가 이를 대체해 온 측면이 있다”며 “성과급 인상은 내국인 근로자들의 취업 선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최근 원·하청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조치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022년 거제사업장 도크 점거 파업과 관련해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원·하청 상여금 격차 해소 요구를 협력업체 교섭사와 협의해 수용한 바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4월 사보를 통해 협력사 지원 재원을 확대하고 협력사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원·하청이 경영 성과를 함께 나누는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