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구글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안경을 내년에 처음 선보이며 웨어러블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구글은 11일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생태계 로드맵을 공개하고, AI 안경과 XR 글래스, 헤드셋 등 웨어러블 기반 차세대 제품군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주목받는 스마트 안경을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이 준비 중인 스마트 안경은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오디오 중심의 AI 안경은 이용자가 제미나이(Gemini) AI 비서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정보를 얻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 다른 모델은 렌즈에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인-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 외국어 실시간 번역 등 시각 정보를 사용자 눈앞에 직접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제품은 구글의 확장현실(XR)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안드로이드 XR은 AI와 공간 컴퓨팅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서 공통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글은 하드웨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센서 기술을 제공하고, 글로벌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는 디자인과 착용감을 담당한다. 기존 스마트 안경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무게감과 디자인 문제를 개선해, 실제 안경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워비파커 역시 이날 8-K 공시를 통해 “내년에 구글과의 첫 파트너십 안경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협업을 공식화했다.
구글은 과거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스’를 출시했다가 높은 가격과 기술적 한계로 시장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당시 실패 원인으로 미성숙한 AI 기술과 공급망 경험 부족으로 인한 높은 제조비용을 꼽은 바 있다.
다만 브린은 지난 5월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지금은 스마트 안경이 사용자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재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마트 안경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개인 디바이스로 주목받으면서 중국 기업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했고, 알리바바 등은 AI 기술과 제조 경쟁력,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애플 역시 내년 차별화된 기술과 품질을 앞세운 스마트 안경 출시를 예고하며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AI 스마트 안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중화를 위해서는 성능뿐 아니라 무게, 디자인, 가격 경쟁력이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이 삼성과 패션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협업 전략을 선택한 배경에도 이러한 시장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