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KB금융그룹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 유망 기업 육성을 위해 1,600억 원 규모의 모험자본 펀드를 결성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KB금융은 30일 ‘케이비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하고,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가 미래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KB금융이 추진 중인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 전략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케이비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는 한국 모태펀드 출자금 750억 원과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인베스트먼트 등 KB금융 계열사의 출자금 850억 원을 합쳐 총 1,600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운용사는 KB인베스트먼트로, 자체 자금 250억 원을 출자했으며, 상반기까지 외부 출자자(LP)를 추가 유치해 펀드 규모를 2,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해당 펀드는 기술력을 갖춘 딥테크 기업에 기업당 1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스케일업’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투자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 원전, 양자기술 등이다.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기술 상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KB금융은 투자 확대와 함께 조직 개편을 통해 생산적 금융 실행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기업금융과 자본시장을 총괄하는 CIB마켓부문을 신설하고, KB국민은행에는 성장금융추진본부와 첨단전략산업심사 유닛을, KB증권에는 생산적금융추진팀을, KB자산운용에는 첨단전략산업운용실을 각각 재편·신설했다.
또 반도체, AI,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충하고, 영업점 평가 체계에 생산적 금융 지표를 반영하는 등 내부 영업지원 구조도 개편했다. 이를 통해 금융 자본이 부동산이나 단기 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실물 경제와 혁신 산업으로 유입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KB금융은 이번 펀드 결성을 계기로 벤처·스타트업 투자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투자 역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대형 금융지주가 직접 모험자본 펀드 조성에 나서며 ‘K-엔비디아’ 육성을 전면에 내건 사례로, 정책금융과 민간 금융의 결합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