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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강했다… ‘TIGER 반도체TOP10 ETF’ 순자산 8조 돌파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관련 ETF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 ETF’ 순자산이 8조원을 돌파하며, AI 시대 반도체 투자 지형 변화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8일 ‘TIGER 반도체TOP10 ETF(396500)’의 순자산이 17일 종가 기준 8조 1,5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주식형 테마 ETF 가운데 최대 규모로,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해당 ETF는 2025년 말 약 2조8천억원 수준에서 불과 수개월 만에 8조원대로 급증하며 약 5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같은 급격한 자금 유입의 핵심에는 ‘메모리 중심 AI 수혜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TIGER 반도체TOP10 ETF는 삼성전자 24.8%, SK하이닉스 29.6%를 편입하고 있어 두 종목 비중만 50%를 상회한다. 이는 국내 반도체 ETF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레버리지형 투자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 흐름 역시 이들 대형 메모리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AI 산업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수익과 실적 개선이 빠르게 나타나는 영역은 메모리라는 점에서 투자 자금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AI 수요 구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AI 반도체 수요는 대형 언어모델(LLM) 학습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추론(Inference)’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추론 단계에서는 데이터 처리량과 메모리 접근 속도가 핵심 성능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자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양사의 경쟁 구도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더욱 키운 이벤트가 ‘GTC 2026’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 아키텍처와 함께 추론 중심의 AI 생태계 확장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플랫폼에 차세대 HBM4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과 수혜 기대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현재 반도체 투자 흐름은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AI 인프라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 위에서 형성되고 있다. 과거에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중심의 성장 스토리가 부각됐다면, 현재는 AI 연산의 병목을 해결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ETF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과거 반도체 ETF가 장비·소부장까지 폭넓게 분산 투자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코어 집중형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업종 내에서도 가장 확실한 실적 가시성을 가진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수요 변동성’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과 빅테크의 CAPEX(설비투자)가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메모리 수요 역시 경기 민감 산업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단순 부품이 아닌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 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ETF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반도체 투자 흐름이 ▲HBM 세대 전환 ▲AI 추론 시장 확대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HBM4 등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 시점이 다가올수록,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TIGER 반도체TOP10 ETF의 8조원 돌파는 단순한 자금 유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투자자들이 선택한 ‘가장 확실한 베팅’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결과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