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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배터리 산업, ‘밸류 시프트’ 진입…ESS·비EV로 판 바뀐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국면에서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성 중심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며 ‘질적 성장’에 본격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일 서울 LG트윈타워에서 제6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동명 사장이 직접 CEO 키노트를 통해 향후 사업 전략과 시장 전망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지금은 산업의 성장 가치가 재편되는 ‘밸류 시프트(Value Shift)’의 시기”라며 “외형 성장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SS 구조적 성장 진입…기회는 ‘소수 플레이어’에 집중”

 

김 사장은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배터리 산업의 핵심 성장 축으로 지목했다. 그는 “전력 수요 구조 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ESS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 성장 기회는 모든 기업이 아닌, 현지 생산과 공급망 요건을 충족하는 제한된 기업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지 생산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기존 전기차(EV) 생산 자산을 ESS로 전환해 활용하며, 비중국 공급망(Non-China Supply Chain)을 요구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유휴 생산 설비를 활용한 ESS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올해 글로벌 ESS 수주 목표를 지난해 90GWh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설정했으며, 생산능력 역시 연말까지 6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북미 시장에 생산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EV 성장 둔화? “장기 수요는 여전히 유효”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성장 둔화와 달리 중장기 수요는 견고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사장은 “EV 시장은 과거 보조금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성능과 가격 경쟁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확산과 함께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29~2030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요 재가속 구간’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Non-EV 40% 확대”…배터리 기업에서 ‘에너지 플랫폼’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 포트폴리오도 EV 중심에서 ESS 및 신사업으로 빠르게 확장한다.

 

현재 약 20% 수준인 Non-EV(ESS·신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40% 중반까지 확대해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배터리 제조업에서 에너지·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사업 영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선박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관리 서비스까지 결합한 ‘End-to-End’ 솔루션 제공을 추진한다.

 

LFP·LMR·46시리즈…제품 다변화로 가격·성능 동시 공략

 

제품 전략 역시 다변화된다. ESS용 LFP 배터리, EV용 LMR 배터리, 원통형 46시리즈 하이니켈, 파우치형 미드니켈 배터리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기술 투자도 지속된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준비와 함께 건식 전극 공정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며, 소듐이온 배터리 역시 고객사와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는 향후 원가 구조 혁신과 공급망 리스크 대응을 동시에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Capex 축소·현금흐름 개선”…이익 중심 경영 전환

 

재무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격적 증설 중심이었던 투자 기조를 효율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김 사장은 “Capex는 2024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들어섰다”며 “앞으로는 필수 투자 중심으로 운영하고, 생산 효율과 자본 효율을 높여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성 중심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EBITDA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산업, ‘양적 성장 → 질적 경쟁’으로 전환

 

업계에서는 이번 메시지를 배터리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상징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 성장에 기반한 ‘양적 확대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공급망 ▲현지 생산 ▲기술 차별화가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ESS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배터리 기업의 역할도 단순 제조업을 넘어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제6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주요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