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 분쟁 지역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직접 위로 메시지와 함께 고가의 격려 선물을 전달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가운데, 이 회장이 직접 나서 현지 인력을 챙긴 것이다.
삼성은 24일 이 회장의 제안으로 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3개국에 체류 중인 임직원 500여 명과 가족들에게 격려 선물을 지급했다고 25일 밝혔다.
선물 구성은 임직원의 선택에 따라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16인치 갤럭시 북6 프로 노트북 1대, 또는 갤럭시 S26 울트라(512GB)와 갤럭시 탭 S11(Wi-Fi·256GB)로 구성된 모바일 기기 세트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현지에서 함께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에게는 귀국 후 국내 전통 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했다. 임직원 1인과 가족에게 지급되는 선물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원 수준이다.
삼성은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비필수 인력은 대부분 귀국시키거나 제3국으로 대피시켰다. 이란·이라크·이스라엘 등 직접 분쟁 지역에서는 전원 철수를 완료했으며, 현재는 UAE·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만 최소 인력이 잔류하고 있다. 잔류 인력은 발주처 계약상 사업 유지에 불가결한 최소 인원으로, 안전이 확보된 구역 안에서만 근무하도록 조치했다.
이 회장은 이번 선물 전달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친서를 보내 "중동 지역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임직원과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해 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해외 현지 근무 임직원들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석 등 명절 연휴에는 중동 현장 임직원들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물론, 귀국하지 못한 현장 인력의 가족들에게 수산물 선물 세트를 따로 보내기도 했다. 2022년 회장 취임 직후 첫 해외 출장지로 UAE를 택해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임직원들과 직접 간담회를 가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태가 삼성에 미치는 사업적 영향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참여를 비롯해 스마트 인프라, 반도체 협력 등 중동 전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왔으며, UAE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와 관련한 협력 구도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AI와 첨단 반도체 산업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사우디의 '비전 2030', UAE의 '국가 AI 전략 2031'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사우디의 AI 기업 HUMAIN이 추진 중인 1000억 달러 규모의 국가 AI 인프라 구축 사업 '프로젝트 트랜센던스'와 UAE의 5기가와트급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 사업 등이 이번 사태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정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회의원은 "한국이 중동에서 지난해 136억 86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는데 분쟁이 확전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 주요 7개국 대상 수출액이 크게 감소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 임직원들은 이 같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플랜트, IT 인프라 등 중동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에서 분투하고 있다. 삼성 측은 앞으로도 잔류 인력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현지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