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LG AI연구원이 공공 안전 민원 처리에 인공지능을 본격 도입하며 ‘AI 행정’ 전환에 속도를 낸다. 텍스트를 넘어 사진·영상까지 이해하는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민원 처리 전 과정을 자동화·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LG AI연구원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함께 행정안전부의 ‘AI 안전신문고’ 1단계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시범 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루 4만 건 육박 민원…AI가 ‘접수→분류→이관’ 자동 처리
‘AI 안전신문고’는 급증하는 안전 신고를 AI가 분석해 접수부터 분류, 담당 부서 이관, 답변 회신까지 전 과정을 지능화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안전신문고 접수 건수는 하루 최대 3만9000건 수준까지 늘어나며 기존 인력 중심 처리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이다.
현재 일부 키워드 기반 자동 분류 체계가 운영되고 있지만, 오타나 비정형 문장, 모호한 표현이 포함될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사진이나 영상이 첨부된 신고는 담당자가 직접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해왔다.
‘엑사원 4.5’ 투입…이미지·영상까지 이해하는 AI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LG의 AI 모델 엑사원 4.5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함께 이해하는 비전-언어 모델(VLM)을 적용해 민원 내용을 보다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민이 ‘막힌 빗물받이’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상황을 자동으로 설명하는 문장을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고 유형과 긴급도를 판단한다. 이후 중요도가 높은 민원은 즉시 담당 부서로 전달돼 대응 속도를 높인다.
이 과정에서 KETI는 AI가 생성한 문장을 정제하고, 신고 유형을 세분화해 보다 정밀한 분류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 자동화 넘어 ‘판단하는 행정’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를 넘어, AI가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까지 수행하는 ‘지능형 행정 시스템’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텍스트 중심이었던 기존 행정 AI에서 한 단계 나아가 멀티모달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은 향후 공공 서비스 전반으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도로 파손, 불법 적치물, 침수 위험 등 시각 정보가 중요한 민원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체감형 AI 행정”…확산 가능성 주목
정부와 연구기관은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AI 기반 행정 서비스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향후 전국 단위 확대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신희동 KETI 원장은 “안전 민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전환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LG AI연구원 측도 “AI를 통해 안전 행정의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AI 안전신문고’는 AI가 공공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특히 생성형 AI와 비전 AI가 결합된 ‘멀티모달 AI’가 행정 영역에 적용되면서, 민원 처리 방식이 ‘사람 중심 처리’에서 ‘AI 협업 기반 처리’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