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기반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압도적인 생산능력(캐파)과 범용 D램 중심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메모리 초격차’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매출 133조8734억 원, 영업이익 57조232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2%, 영업이익은 756.1% 증가했다.
DS 부문이 이익 대부분 견인…메모리 중심 구조 재확인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약 53조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사 이익의 94%를 책임졌다. 사실상 삼성전자 실적을 반도체가 이끌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약 54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과 출하량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영업이익률 역시 비메모리를 포함해 66% 수준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 한 자릿수 수준과 비교하면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추론 AI 시대’…범용 D램이 핵심 수요로 부상
이번 실적의 핵심 배경은 AI 시장 구조 변화다. 기존에는 학습용 고성능 반도체(HBM 등)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서비스 단계인 ‘추론 AI’ 확산으로 서버용 범용 D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 이상 상승하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데이터센터 확산과 함께 메모리 탑재량 자체가 성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이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캐파를 기반으로 물량과 가격을 동시에 확보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HBM도 병행 강화…AI 메모리 포트폴리오 확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도 중요한 축이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차세대 제품 개발을 진행하며 AI 반도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주요 고객사로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을 확보하며 공급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비메모리 적자 축소…수익 구조 안정화 신호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비메모리 사업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은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이며 손익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비메모리 부문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흑자 전환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캐파 경쟁이 곧 실적”…메모리 시장 주도권 강화
이번 실적은 AI 시대 메모리 산업 구조가 ‘기술+캐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범용 D램 수요 확대는 단순 고부가 제품 경쟁을 넘어, 생산 규모 자체가 수익성을 결정짓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러한 구조 변화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올해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AI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AI 인프라 확장과 맞물린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