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음주운전 재범사고 및 동승자 실태’ 분석 결과,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재범 비율이 40%대에 고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사고 중 약 12%는 동승자가 함께 탑승한 것으로 집계되며,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단속은 줄었는데 재범은 그대로…정책 한계 드러나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5~2024년)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4만3000건에서 11만8000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재범률은 평균 43.9%로,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이는 처벌 강화 중심 정책만으로는 음주운전 억제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단속 건수 감소가 실제 음주운전 감소로 이어졌더라도, 반복 범죄를 막는 데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음주사고 8건 중 1건 ‘동승자’…위험도 더 높아
음주운전 교통사고 자체는 감소 추세다. 2024년 기준 사고 건수는 1만1037건으로, 2020년 대비 약 36% 줄었다. 다만 여전히 하루 평균 3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험성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보험 처리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음주운전 사고의 12%는 동승자가 함께 탑승한 상태에서 발생했다. 이를 전체 사고로 환산하면 약 8600건 규모다.
동승자가 있을 경우 사고 유형도 더 위험한 양상을 보였다. 차로 변경, 신호 위반, 교차로 사고 등 ‘판단 개입형 사고’ 비중이 단독 음주운전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동승자와의 대화나 개입이 운전자의 판단 지연과 주의 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방조 처벌’ 가능하지만 현실은 미미
현행법상 음주운전 방조 행위는 형법상 처벌이 가능하지만, 실제 적용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977명으로, 전체 동승자 규모 대비 약 10% 수준에 그쳤다.
동승자가 음주 사실을 인지했는지, 적극적으로 방조했는지 입증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도는 존재하지만 실효성은 낮은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승자 제재 필요”…해외 수준 제도 도입 요구
연구소는 음주운전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 위험 행위’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승자를 포함한 방조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관련 법 개정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지연되며 제도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분석은 음주운전 정책이 단순 처벌 강화에서 벗어나, 재범 관리와 사회적 책임 확대 방향으로 전환돼야 함을 보여준다. 특히 동승자까지 포함한 ‘공동 책임 구조’ 설계가 향후 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