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28일 국민의 은퇴 준비와 노후 행복을 위한 종합 가이드북인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7년 이후 네 번째로 선보이는 노후준비 실태 분석 보고서로, 올해는 한국인의 노후 인식을 글로벌 사회와 비교하고 주거·부동산 자산 활용 등 은퇴 생활 전반을 다각도로 진단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8%가 노후 준비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실제로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답한 가구는 19.1%에 불과했다. 특히 노후 행복의 핵심 요소로 꼽힌 경제력은 응답자의 21.1%만이 충분히 대비돼 있다고 답해 준비 수준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준비를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48세였으며, 가장 많은 응답자(16.1%)가 50~54세에 노후 대비를 시작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은퇴 연령은 희망(65세)보다 9년 이른 평균 56세로, 준비 기간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가구가 생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 350만 원이지만, 실제 조달 가능한 금액은 월 230만 원으로 65.7% 수준에 그쳤다. 생활비의 60% 이상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연금’에 의존할 계획으로, 연금 제도에 대한 기대가 높게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23년 보고서를 토대로 한 글로벌 비교에서는, “은퇴가 기대되고 재정적으로 잘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글로벌 평균 34%였던 반면 한국은 11%에 불과했다. 한국인은 “은퇴보다 지금 당장의 일이 더 걱정된다”(24.4%)거나 “아직 은퇴는 먼 얘기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20%)는 응답 비중이 글로벌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한국 가계 자산의 75%를 차지하는 부동산을 활용한 노후 대비 인식도 조사됐다. 주택연금은 92.2%가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가입 의향은 32.3%에 그쳤고, 주택 다운사이징을 통한 노후 자금 마련 의향은 59.7%가 긍정적이었다. 다만 활용 시기는 70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도 익숙한 집이나 동네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AIP)’에 대한 공감은 80.4%로, 2023년(66.1%) 대비 크게 증가했다. 선호 조건으로는 의료시설, 교통 편의성, 자연환경, 쇼핑시설 등이 꼽혔으며, ‘도보 30분 이내’ 범위의 거주지를 가장 많이 선호했다.
KB금융 경영연구소 황원경 부장은 “한국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경제적 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이번 보고서가 은퇴를 앞둔 개인에게는 실질적인 지침서가 되고, 사회적으로는 제도적 지원 체계 마련의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는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5~74세 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