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에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며 ‘반도체 회복’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SSD 판매 호조, 폴더블 스마트폰 신모델 흥행이 동시에 맞물리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30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천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0조4천832억원)를 16% 이상 웃돈 수치다. 매출은 86조617억원으로 8.8% 늘며 역대 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고, 순이익 역시 12조2천257억원으로 21% 증가했다.
실적을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HBM3E, 서버 SSD 판매 확대로 분기 최대 메모리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33조1천억원, 영업이익 7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HBM 제품군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HBM3E는 주요 글로벌 고객사 전원에게 양산 판매가 진행 중이며, 차세대 HBM4 역시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출하가 완료됐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AMD, 인텔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트 사업인 디바이스 경험(DX) 부문도 선전했다. 갤럭시 Z 플립·폴드 신모델 출시 효과와 견조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가 이어지며 매출 48조4천억원, 영업이익 3조5천억원을 거뒀다. 프리미엄 가전과 태블릿 판매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3분기 누계 기준 R&D 투자 규모는 26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통신 장비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원화 강세로 달러 거래 비중이 높은 DS 부문에서 다소 부정적인 효과가 있었으나, DX 부문에서는 일부 긍정적 효과가 발생해 전사 영업이익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AI 열풍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본격적으로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HBM4 조기 양산과 AI 서버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내년까지 반도체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