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LG전자의 핵심 연구 거점인 ‘가산 R&D 캠퍼스’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 종합 연구소로 출발한 이곳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전자산업의 성장을 이끈 기술·인재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 LG전자는 다음 50년을 향해 AI 기반의 차세대 가전 혁신을 선도하는 전략적 R&D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LG전자는 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50년의 기술과 열정, 내일을 향한 약속’을 주제로 기념 행사를 열고 캠퍼스의 역사와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행사에는 이현욱 HS연구센터장(부사장), 오세기 ES연구소장(부사장) 등 현직 경영진을 비롯해 김쌍수 전 부회장, 이영하·신문범·송대현 전 사장 등 역대 가전사업 책임자, 산학협력 교수진까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1975년 ‘금성사 중앙연구소’로 설립된 가산 R&D 캠퍼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규모의 종합 연구소였다. 개별 공장에 소규모 연구팀만 두던 산업 환경 속에서 가전·컴퓨터 등 다양한 제품군을 한데 모아 신제품 개발, 품질 고도화, 생산 자동화를 전담하는 구조는 민간 기업 최초였다. 연구동 확충과 시설 확대를 거듭하며 현재는 연면적 3만5,000평, 상주 인력 1,700여 명 규모로 성장해 LG전자의 글로벌 기술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세계 시장을 뒤흔든 혁신 제품들이 다수 탄생했다.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해 효율을 끌어올린 세계 최초 DD모터(1998), 냉장고 효율을 개선한 리니어 컴프레서(2001), 에너지 효율을 40% 높인 듀얼 인버터 에어컨(2016)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LG 스타일러(2011), 트윈워시(2015), 기능을 지속 업그레이드하는 UP가전(2022) 등 기존에 없던 신개념 가전도 잇달아 배출했다.
설립 초기에는 국내 전자산업의 기틀을 닦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77년 전자식 금전등록기 국산화, 첫 전자식 한·영 타자기 출시, 주문형 반도체(Custom IC) 개발, 1981년 세계적 기술 장벽이던 VTR 국산화 성공은 한국 기술력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가산 R&D 캠퍼스에서 연구·개발한 LG 가전은 세계 소비자 평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미국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에서 6년 연속 가장 신뢰받는 종합 가전 브랜드로 선정됐으며, ‘JD파워’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북미·유럽 주요 소비자평가에서도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부문 최고 레벨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캠퍼스는 가전을 넘어 핵심부품·신소재·차세대 플랫폼 등 미래 기술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속 모터·인버터 실험실, 미생물·위생 실험실, 의류·공기 과학 연구소 등 다양한 특화 연구시설을 갖추고 차세대 HVAC 컴프레서,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AI 기반 가전 플랫폼 등 미래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현욱 부사장은 “지난 50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산 R&D 캠퍼스를 AI 홈 시대를 주도하는 전략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혁신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