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서울시는 16일 가상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 1단계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서울시는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여 경제, 교육, 세무, 행정, 소통 분야별 서비스를 구축하며 '세계 도시 최초'라 밝혔다. 기자는 메타버스 서울에 접속해 서울시의 어떤 점을 가상공간에 담았는지 직접 체험해 보고 유용한 서비스를 정리해 보았다.
메타버스 서울에 처음 접속하면 기본적으로 마이룸에 도착한다. 마이룸의 문 쪽에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서울광장> <서울시청> <핀테크랩> <기업 지원 센터> <민원 서비스> <아바타 가상 상담실> <텍스 스퀘어> <서울 시장실> <서울시 명소>이다. 월드맵이라 불리는 지도에서 공간을 선택하여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서울은 20억 원이 투입된 서울시의 야심작인 만큼 콘텐츠가 방대했다. 그 중에서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유용했던 서비스를 뽑아 보았다.
100인이 참여 가능한 콘퍼런스 룸까지...다목적 회의실 제공
메타버스 서울에서는 1:1 상담실부터 100인이 참여 가능한 콘퍼런스 룸까지 다양한 목적의 회의실을 제공한다. 필요하다면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채팅, 음성, 화상, 자료공유 기능을 활용한 회의 개최가 가능하다. 서울시청 로비에 있는 해치 중 한 마리를 클릭하면 회의장 예약이 가능하다. 세가지 버전의 회의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즉시대여가 가능했다.
메타버스의, 메타버스에 의한, 메타버스를 위한 콘텐츠...시민 공모전
메타버스 서울시청 로비에 있는 해치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시민 공모전>을 안내한다. 메타버스 서울에는 18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모전은 없으나 지난 공모전은 살펴볼 수 있었다. '메타버스에도 크리스마스가 올까요'와 '디지털 서울 NFT 공모전'이다. 이 중 '메타버스에도 크리스마스가 올까요?'를 살펴보았다.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메타버스 3D 오브젝트가 전시되고 있었다. 그야말로 메타버스 공간에서만 가능한 전시였다. 시민참여 공모전에 관심이 있는 시민은 공개된 저작도구를 이용하여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고 선정된 우수작품은 공모전 가상공간에 전시된다.
서울시 이희옥 메타버스팀장은 본지에 추천하고 싶은 공간으로 이 '시민 공모전'을 꼽으며 "그야말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메타버스에서만 가능한 콘텐츠이다. 꼭 관람하시기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청와대, 롯데타워, N타워, 덕수궁...10대 관광명소 나들이
<서울시 명소>는 서울의 10대 관광명소이다. '서울 10대 관광명소'는 시민들의 관광명소 선호도 조사로 선정되었다. <서울시 명소>를 누르면 사용자가 10대 명소 게시판이 세워진 시청 안에 위치하게 된다. 메타버스 시청 안의 사용자가 전시관 안의 해당명소 게시판을 누르면 360도 뷰를 보는 식이다. 이를테면 청와대를 누르면 청와대 본관의 360도를 회전해서 볼 수 있는 사진이 나오고, 아랫부분에 청와대의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이 표시된다. 메타버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10대 관광명소는 청와대, 롯데타워, N타워, 덕수궁,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서울숲, 한강, 광화문 광장이다.
시장실에 가보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실제 시장실에는 아무나 방문할 순 없지만 메타버스 <시장실>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메타버스 시장실은 실제 오세훈 시장이 머무는 공간을 실사 기반으로 재현하여 실제 공간을 방문할 수 없어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가상의 오세훈 시장과 인사를 나눌 수 있고 상상대로 서울과 연계된 의견 제안함을 통해 시정에 대한 의견을 등록하고 답변받을 수 있다.
계절별 콘텐츠로 채운 <시청 광장>
메타버스 서울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도 있다. 메타버스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시즌별 콘텐츠들이다. 시즌별 콘텐츠-봄에서는 떨어지는 벚꽃을 잡는 게임, 여름에서는 물놀이 하며 공을 던지는 게임, 가을에서는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잡는 게임, 겨울엔 이루고 싶은 소원을 적는 콘텐츠가 있다. 서울광장으로 이동하면 야외 빈백에 누워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서울시 발행 팜플렛을 뽑아 볼 수도 있다.
오프라인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 - 핀테크랩, 기업지원센터, 120 민원 채팅상담, 텍스 스퀘어
민원 상담, 기업 지원 상담 등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서비스를 메타버스에서 보완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메타버스 핀테크랩, 기업지원센터, 120 민원 채팅상담, 텍스 스퀘어다. 핀테크랩은 핀테크 기업 홍보와 교류 공간으로 홍보 부수가 마련되어 있다. 기업지원센터는 전문위원과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120 민원 채팅상담은 120 다산콜센터 상담원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1:1 채팅상담을 한다. 텍스 스퀘어는 지방세나 재산세, 자동차세 등을 상담한다.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서비스를 단순히 메타버스 공간에 범위를 늘려 채널을 확장했다는 생각을 했으나 오산이었다. 핀테크랩의 경우 기업 홍보관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메타버스 서울 핀테크 홍보관이 가상 공간에서 홍보공간을 확보하는 역할을 했다. 단 홍보 브로셔가 모두 갖추어져 있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서울시 이희옥 팀장은 "추후 메타버스 서울 안에서 교류계획이 잡히면 기업대표를 만나 사업교류도 가능하고 외국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번역 서비스도 이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팀장은 "기업지원센터나 텍스스퀘어의 경우 오프라인으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이 있지만 메타버스 서울의 경우 챗봇이 아닌 전문위원을 직접 배치하여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여 차별화를 두었다"고 밝혔다.
120 민원 채팅상담의 경우 120 다산 콜센터 직원 중 경력이 많은 전문인력을 메타버스 서울 전용 담당 상담원으로 두어 상담을 진행하되, 문자나 음성뿐 아니라 자료공유까지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메타버스 서울에는 아바타 가상상담실도 있다. 기자는 멘토-멘티 등 해당자가 되지 못해 이용하지는 못했지만, 청소년 멘토링을 위해 꿀벌, 어린 왕자 등 6종의 테마로 구성된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변신하여 상담하거나 자료 공유 기능으로 학습 지도가 가능하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대면 상담에 부담을 가졌던 청소년들이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가 되어 상담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잦은 연결 오류, 과도한 데이터 사용은 아쉬워
체험을 진행하는 동안 수십번의 연결 오류가 발생했다. "공간 접속에 실패하여 이전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같은 메시지가 뜨며 퇴장되기도 하고 상담원과의 대화 중 일방적으로 종료되기도 했다. 서버가 안정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메타버스 서울에서는 장소를 이동할 때마다 최초 한번 다운을 받도록 한다. 연결이 불안하니 다운 받은 공간을 재다운 요구를 하기도 하는 등 체험할 때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소요했다. 장소를 모두 다운받아서인지 저장공간을 3GB 이상 차지했다. 또한 메타버스 서울의 민원서류 발급을 위해서는 정부포털인 정부 24 가입 및 서울지갑 설치, 인증을 거쳐야 해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게시판 화면이 까맣게 나오는 등의 자잘한 오류가 보였는데 이에 대해 이팀장은 "메타버스 서울 옥에 티 찾기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일부러 작은 오류를 올려놓기도 했다. 발견한 오류를 신고하면 기프티콘이나 메타버스 한복 등의 선물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또한 "7월에는 메타버스 서울의 2단계로 시민 안전 체험관, 부동산 계약, DDP 공간 체험 등 메타버스 공간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확대하여 12월 3단계까지 서비스를 완성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1월, 7월, 12월 볼 때마다 다를 콘텐츠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