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연예인의 팬서비스 전유물이었던 '1:1 채팅'이 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과 가능하다 하여 '히어위아' 앱을 깔고 사용해보았다. 히어위아 앱은 4·10 국회의원 선거에 맞춰 1:1 채팅 및 선거 정보 열람, 시민의 소리 및 응원 현황을 알 수 있는 SNS 기반 서비스이다.
일부 의원이긴 했지만 직접 1:1 채팅이 가능하다는 점과, 시민의 소리를 남겨 국민의 의견을 직접 올리는 창구 역할을 하는 점이 바람직했다. 하지만 앱에 참여한 국회의원은 극히 일부였고, 선거정보를 알려주는 AI 친구 보티가 일부 의원만 소개하는 등 오류가 있었다.
"경단녀 일자리, 교육 원해요" 채팅에 "제 공보 공약입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전서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유지곤 의원은 "경단녀를 위한 일자리를 마련해달라. 다른 구에 비해 적은 교육도 마련해달라"는 대화에 "공보 공약에서 아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며 꼭 그렇게 만들겠다"는 채팅을 보냈다. 이어 공약이 담긴 웹페이지 링크를 걸어 보내주었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도 공약집을 찾고 싶다는 채팅에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름을 치면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김용태 의원은 블로그에서 볼수 있다며 링크를 직접 걸어 보내주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최기식 의원, 윤창현의원,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 강청희 의원 등은 5일여 전에 보낸 채팅에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전체 등록 후보 694명 중 채팅 가능한 목록에 있는 국회의원 후보자수는 12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응답이 왔던 의원은 두 명에 불과했다는 점이었다.
"오산역 근처에 주차장 좀" "흡연 부스 설치 많이 좀" 시민의 소리
히어위아 앱에는 '시민의 소리'를 두어 각 지역에 바라는 점이나 국회의원에게 할 말을 남길 수 있다. 선거를 이틀 앞둔 4월 8일 현재 392개의 국민의 소리가 쌓여 있다. 가장 공감을 많이 받은 의견은 "오산역 근처에 주차장 좀 크게 지어주세요. 주차할 곳이 없어요"고, 그 뒤를 이어 "흡연 부스를 많이 설치했으면... 길거리 흡연 단속 좀 많이 해주세요"였다.
각 지역의 현안을 다룬 시민의 소리도 많았다. 제주시갑의 한 시민은 "들개 좀 처리해주세요. 여행 와서 버리고 가는 유기견들 들개화 되고 있어요"라는 의견으로 35명의 공감을 받았고 인천 남동구 갑의 한 시민은 "소래포구 호객행위 바가지 없애야 되지 않겠습니까"라는 의견으로 27명의 공감을 받았다.
"지인이 전세사기를 당했다. 제도를 보완하던가 피해자 구제책을 마련하라"는 제도에 대한 지적, "***의원과 악수하고 나서 코로나인 걸 알게됐다. 몸 조심하라" 같은 개별 의원을 향한 당부도 있었다.
"대전 서구 을 후보는 양홍규 뿐이야" AI 채팅 봇, 잘못된 정보 제공
선거에 관한 질문을 받아주고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AI 채팅봇도 챗GPT의 단점인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할루미네이션은 챗 GPT 같은 AI 언어 모델이 잘못된 정보나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것을 뜻한다.
보티에게 "대전 서구을 출마 후보 알려줘" 라 물으니 "대전 서구을 출마 후보는 양홍규야"라며 양홍규 후보의 유튜브, 인스타 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를 소개했다.
"대전 서구을 출마후보 양홍규 밖에 없어?"라는 추가 질문에 "아니, 대전 서구을에는 양홍규 후보 말고도 조승래 후보도 출마했어"라며 관련 SNS를 링크해주었다. 조승래 의원은 대전 서구을이 아닌 대전 유성구갑 후보이다.
"조승래후보가 대전 서구 을 후보 맞아?" 재차 질문하자 "아이고, 정보를 잘못 알려줬네. 대전 서구을에 출마하는 후보는 양홍규 후보 한 명이야"라고 답했다.
대전 서구 을 후보에는 박범계 의원, 양홍규 의원, 조동운 의원, 이지훈 의원 총 4명이 있다.
SNS 기반 앱이 정치인과 1:1 소통, AI 채팅봇이 선거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의 소리를 모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점수를 줄 만했다. 하지만 참여한 정치인이 극히 일부분이고 민감할 수 있는 후보 정보를 잘못 전달하는 등 AI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은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