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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박재형 칼럼] ‘LG CNS의 IPO’ 누구를 위한 것인가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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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3년 전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리한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은 시장에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는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당시 LG화학의 주가는 한 달 만에 16.57% 빠졌다. LG화학 가치 훼손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데 지난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주주 피해가 우려되는 데자뷰가 최근 다시 일어나고 있다.

 

LG CNS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를 하는 가운데 LG화학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처럼 모회사인 지주사 LG의 주주들이 피해받는 중복 상장이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장에 반발하는 지주사 LG의 주주들과 자본시장 관련 단체들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LG그룹 측은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LG CNS는 물적분할 후 상장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모회사가 이미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가 상장하는 중복상장 그 자체가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거세지고 있다.

 

중복상장에 대해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사저널e에 “중복상장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익이 두 번 집계되기 때문"이라며 "자회사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유통시장에서 평가되면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를 할인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스탠더드는 상장사가 중복상장을 제거해 주주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LG 측이 LG CNS의 IPO를 추진을 하면서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를 살펴보면 이번 IPO의 의도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LG CNS는 총 1937만7190주를 공모했다. 공모액은 희망 가격 기준 1조406억~1조1994억 원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5조997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3년 만의 최대 규모 IPO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통해 약 10조 원의 현금을 거머쥐었다.

 

LG 측은 이번 상장으로 LG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이익을 줄 수 있다며 LG CNS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디지털 전환(DX) 기술 연구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가 성공하면 LG CNS의 주주들에게도 큰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LG CNS의 최대주주는 ㈜LG로, 현재 지분 49.95%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맥쿼리PE는 35%,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주사 외에 구 회장이 가진 계열사 지분은 LG CNS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LG CNS의 IPO가 성공하면 “LG 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이익을 줄 수 있다”는 말은 LG 지주사 외에 지분을 보유한 맥쿼리PE,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에도 이익이 돌아간다는 얘기다. 구 회장은 상속 당시 평가한 지분 가치보다 크게 증가한 금액으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공모가 우려한 대로 LG 지주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달성하지 못하면 LG CNS 주주만 이익을 가져간다는 논란도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은 18.4%로, 일본(4.3%), 대만(3.1%), 중국(1.9%), 미국(0.3%) 등 다른 나라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논란이 일어날 만한 중복상장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전문가들도 LG그룹에 대한 평판 훼손은 물론 투자자들로 하여금 장기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