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실리콘밸리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스타트업 피닉스랩(PhnyX Lab)이 SK네트웍스를 비롯한 글로벌 AI 분야 주요 인사들로부터 400만 달러(약 5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외부 투자자가 공식적으로 참여한 첫 라운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라운드의 리드 투자자는 SK네트웍스로, 그룹 내 미래기술 투자를 주도해온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이 직접 참여했다. 또한, 생성형 AI 업계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코히어(Cohere) 공동창업자 에이단 고메즈(Aidan Gomez), 니어 프로토콜(NEAR Protocol) 공동창립자이자 AI·블록체인 통합 기술 전문가인 일리야 폴로수킨(Illia Polosukhin) 등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 인물은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의 공동저자로,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AI 기술의 확산을 이끈 세계적 연구자들이다.
피닉스랩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생성형 AI 기반 제약 산업 특화 솔루션 기업이다. 2024년 말 출시한 자체 플랫폼 ‘케이론(Cheiron)’은 국내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를 포함한 60여 개 기업에 도입돼 있으며, 논문 검색, 임상시험 문서 분석, 신약개발 정보 탐색 등 업무 전반의 AI 자동화와 지능화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업 맞춤형 검색엔진 기술(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을 기반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의약 정보 검색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피닉스랩은 제품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생성형 AI 엔진 및 자연어처리(NLP) 기술 고도화 ▲해외 유수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 ▲기술 인재 채용 및 조직 확장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R&D 및 사업 네트워크도 강화할 방침이다.
배민석 피닉스랩 대표는 “이번 투자는 피닉스랩의 기술력과 시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제약·바이오 산업의 업무 방식 자체를 혁신하는 ‘GenAI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성장해, 글로벌 신약개발 패러다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형 생성형 AI 플랫폼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며, 특히 고도화된 전문지식 기반 검색과 분석이 필요한 제약산업은 AI 도입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피닉스랩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규제와 복잡한 문서 처리에 따른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병목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AI 분야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코히어나 니어 프로토콜 창립자들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 사례는 드물다”며 “피닉스랩의 기술력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한국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생태계에서 기술 중심의 독립적 위치를 확보해가는 흐름 속에서, 피닉스랩이 유의미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