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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박재형 칼럼] 연임의 문턱에서 흔들리는 윤병운 리더십…NH투자증권, 평판 리스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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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금융투자업계에서 실적은 경영자의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되곤 한다. NH투자증권 윤병운 대표에게도 2025년의 성적표는 그 자체로 든든한 방패처럼 보였다. 대표주관 실적 5,876억 원으로 업계 3위에 올라섰고, 전년도 4위에서 한 단계 상승하며 취임 이후의 가파른 호실적 흐름을 숫자로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NH투자증권을 감싸는 공기는 이 화려한 숫자들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기 대표 인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윤 대표의 '숫자'가 아니라 그 이면에 가려진 '신뢰의 구멍'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적은 과거를 설명하지만, 평판은 미래의 생존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IB 시장의 생리는 현재의 숫자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냉정하다. IPO는 오늘 수임해 내일 상장시키는 단기전이 아니다. 딜 수임부터 실제 상장까지 대개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5년의 준수한 실적은 사실 2022~2023년 무렵 확보한 파이프라인이 무난히 완주된 결과, 즉 과거의 유산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경영자의 진정한 역량은 현재의 숫자가 아니라 2026년과 2027년의 숫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신뢰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특히 투심이 얼어붙고 투자자 보호 기조가 강해진 환경에서는 내부통제와 평판이 CEO 리더십을 평가하는 가장 핵심적인 성적표로 올라온다.

 

NH투자증권은 현재 '파두 사태'의 잔상이 가시기도 전에 터져 나온 고위 임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라는 치명적인 프레임과 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NH투자증권을 향해 "주관사 리스크가 거래소 심사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로 공격하는 상황이 공공연하다. 최근 검찰의 판단으로 일부 형사적 오명은 덜어냈을지 모르나, 시장의 신뢰는 법원의 판결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 "확정됐느냐"보다 "불안하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에서 의심이 누적된 하우스에는 '평판 할증'이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붙게 된다. 이 할증은 단순한 비용을 넘어 발행사의 '선택 필터'로 작동한다. 무신사 숏리스트 제외와 MDS코리아의 주관사 변경설은 그 전조 증상이다. 발행사는 상장 과정에서의 잡음을 극도로 경계하기에, 평판이 흔들리는 주관사는 딜 테이블에 앉기도 전부터 불리한 전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윤병운 대표가 보여준 사후 대응의 한계다. 2025년 10월 임원의 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진 직후 전 임원 주식 거래 금지와 태스크포스 구성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놓았지만, 시장이 듣고 싶은 답은 "대응이 빨랐다"는 자평이 아니다. "왜 사전에 막지 못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다. 강력한 금지령이 사건 이후에야 나왔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간의 내부통제 체계가 얼마나 느슨했는지를 반증하는 꼴이 되었다. 신뢰는 화려한 선언이나 일시적인 처방으로 복구되지 않는다. 실사와 밸류 산정 과정에서의 검증 시스템, 기술적 정보 차단 체계, 그리고 경영진의 책임과 보상 체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문장이 아닌 구조로 증명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2025년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IB 하우스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연임의 조건은 '호실적' 하나로 매듭지어지지 않는다. 내부통제는 사건 이후의 수습 능력이 아니라, 사건 이전부터 작동했어야 할 공기 같은 시스템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평판 리스크가 말끔히 정리되지 않는다면, 2025년의 실적은 윤 대표의 과거를 칭송하는 기록으로 남을 순 있어도 2026년 연임을 보장하는 미래의 근거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윤병운 리더십이 증명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닌 '통제의 연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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