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실제 피해 규모가 계정 기준 최소 3000만건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이는 쿠팡이 그동안 주장해 온 유출 규모인 약 3000건보다 1만배 이상 많은 수준으로, 회사의 축소 발표 의혹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피의자 특정과 침입 경로 파악이 완료됐다”며 “유출된 개인정보는 현재까지 3000만건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이 유출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이 산정한 수치는 계정 기준이다. 계정 하나에 이름, 이메일 등 여러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실제 유출된 정보 항목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쿠팡은 중국인 전 직원 A씨가 3370만개 계정에 접근했지만, A씨의 노트북에 저장된 자료가 약 3000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유출 역시 3000건 수준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민관 합동조사단은 “3300만건 이상의 이름과 이메일 등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쿠팡이 합의되지 않은 조사 결과를 사전에 발표한 데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박 청장은 쿠팡의 축소 발표 의혹에 대해 “경찰이 확인한 규모는 3000만건 이상이 맞다”며 “의도적으로 축소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에 3차 출석 요구
경찰은 현재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에게 3차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앞서 두 차례 소환에는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박 청장은 로저스 대표가 계속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가능성에 대해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사유가 충분하다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가 입국할 경우 출국정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피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전 직원 A씨에 대해서는 이미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중국 당국의 협조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 청장은 “외국인 피의자라 송환에 한계가 있다”며 “상대국 협조 없이는 쉽지 않지만 형사사법 공조를 지속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 외에도 쿠팡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병행 수사 중이다. 쿠팡의 접속 로그 삭제 방치 등 증거 인멸 의혹과 ‘셀프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디지털 포렌식 분석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 위반 고발 사건 등도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