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LG전자가 북미 주거 환경에 특화된 유니터리(Unitary) 시스템과 AI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 솔루션을 앞세워 북미 HVAC(냉난방공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주거용부터 상업·산업용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현지시간 2일부터 4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6’에 참가해 주거용·상업용·산업용 HVAC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전시 공간은 약 447㎡ 규모로 주거·상업·산업 3개 존으로 구성됐으며, 북미 시장 특성에 맞춘 맞춤형 공조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북미 주거시장 핵심 공략…유니터리 시스템 전면 배치
이번 전시의 핵심은 북미 주거용 냉난방 시스템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유니터리 시스템이다. 유니터리 시스템은 단독주택 비중이 높고 천장이 높은 북미 주거 구조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실외기와 공조 장치를 덕트로 연결해 집 전체를 냉난방하는 구조다.
LG전자는 인버터 히트펌프 기반 유니터리 실외기 라인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운전 성능과 에너지 효율, 유지보수 편의성을 강조했다. 냉매 누출 감지 센서, 다양한 설치 환경 대응 설계 등을 통해 북미 주거 시장이 요구하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북미 HVAC 시장은 단순 가전이 아닌 주거 인프라 시장”이라며 “유니터리 시스템 장악 여부가 장기적인 브랜드 파워를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가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주거용 시장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온수·난방까지 확장…‘토털 HVAC’ 전략
LG전자는 냉난방을 넘어 온수 영역까지 HVAC 솔루션을 확장했다.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은 인버터 히트펌프 온수기와 탱크리스 가스 온수기를 통해 북미 가정의 냉방·난방·급탕을 통합 제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미국 주택 시장에서 난방·온수 설비 교체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과 맞물린 전략이다. 북미 주거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연간 수천억 달러 수준으로, 공조와 온수 시스템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판단이다.
AI 데이터센터 겨냥…액체냉각 솔루션 본격 공개
산업용 존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 솔루션(CDU)이 주목을 받았다. LG전자의 CDU는 금속 냉각판을 CPU·GPU 칩에 직접 부착해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공기냉각 대비 공간 효율과 에너지 효율이 크게 높다.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이 기존 서버 인프라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공조 기술이 이제는 가전이 아니라 반도체·AI 인프라 산업의 핵심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상업용·부품까지…‘공조 생태계’ 구축 전략
LG전자는 미국 헌츠빌 공장에서 생산한 루프탑 유닛을 처음 공개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본격화했다. 루프탑 유닛은 대형 상업시설 지붕에 설치되는 공조 시스템으로, 북미 상업용 시장의 주력 제품군이다.
이와 함께 VRF 시스템인 ‘LG 멀티브이 아이’, 모듈형 인버터 스크롤 칠러 등 대형 건물용 솔루션도 전시됐다. 특히 멀티브이 아이는 친환경 냉매 R32를 적용해 미국 환경 규제 대응력을 강화했다.
부품 솔루션 존에서는 컴프레서, 모터, 팬모터 등을 통합 제공하는 ‘올인원 부품 솔루션’을 선보였다. 완제품뿐 아니라 핵심 부품까지 직접 공급하는 구조로,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제조 생태계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VAC, LG의 차세대 성장축”
LG전자 내부적으로 HVAC 사업은 TV·가전 이후 가장 중요한 B2B 성장 축으로 꼽힌다. 특히 북미 시장은 글로벌 HVAC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격전지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사장)은 “유니터리 시스템과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코어테크 기반 HVAC 솔루션을 주거·상업·산업 전방위로 확장해 글로벌 공조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HVAC 전략을 두고 “이제 LG는 가전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공조 인프라 기업으로 포지셔닝을 전환하고 있다”며 “AI·데이터센터 시대에 가장 수혜를 받을 산업 중 하나가 공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