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IT일반/과학

[박재형 칼럼] 우리금융그룹, 선도금융그룹을 넘어 ‘신뢰금융’의 본보기 되어야

URL복사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2025년 5월, 우리금융그룹은 마침내 숙원 사업이던 보험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2024년 증권업 재진출에 이어, 2025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번 행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의 의미를 넘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구조와 방향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오랜 기간 우리금융의 과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동양·ABL생명 인수 과정에서는 전임 회장의 불법대출 이슈로 인한 내부통제 논란,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 등 수많은 난관이 있었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은 국정감사장에 직접 나서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책임을 지는 리더십을 보였다. 이후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개편, 윤리경영실 신설, 친인척 대출 관련 등록제 도입 등 일련의 조치를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한 조직적 진화를 이끌었다.

 

이제 우리금융은 단순히 외형 성장을 넘어, 금융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에서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첫째, 윤리적 금융의 정착이다. 금융은 신뢰가 생명이다. 자산운용부터 보험상품 판매까지 고객 자산을 다루는 모든 접점에서 내부통제를 철저히 하고, 부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투명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회장 3연임 특별결의제’ 도입 등 지배구조 개편 역시, 일회성이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관행으로 확산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둘째, 금융포용성 확대와 ESG 실천이다. 중소기업 대상 투자금융, 서민금융 확대, 친환경 상품 출시 등 지속가능한 금융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자산운용-은행-보험 간 시너지가 소수에게 집중된 수익이 아닌, 장기적인 사회적 신뢰로 환원되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셋째, 디지털 전환의 공공성 강화다. 인공지능(AI) 기반 보험 서비스 등 디지털 혁신은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소비자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기술의 격차가 오히려 금융 소외계층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디지털 인프라 접근성 향상과 함께 데이터 윤리 역시 함께 고민하는 선도그룹의 역할이 절실하다.

 

임종룡 회장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고 강조했다. 이제 그 약속은 그룹 실적을 넘어서, 대한민국 금융의 신뢰 회복과 선진화를 위한 다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한 손엔 나침반, 다른 한 손엔 스톱워치를 쥐고 전속력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우리금융그룹이 진정한 ‘신뢰금융’의 본보기가 되어, 한국 금융의 미래를 여는 문지기가 되어주길 바란다.